
요즘 지인들과 신차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차들은 다 잘 만들었는데, 재미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워낙 촘촘하게 라인업을 채워놓다 보니, 선택은 편해졌지만 개성은 옅어졌다는 느낌도 함께 따라옵니다. 그런 상황에서 르노 필랑트의 등장은 꽤 반가운 소식이죠. 뭐, 시장을 뒤흔들만한 모델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 입니다만, 대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현기차 말고 다른 선택지, 하나쯤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르노 필랑트 출시 소식을 ABC 타이어에서 전해드립니다!

# 날렵한 쿠페형 SUV "아빠차 느낌 덜어냈다"
다들 비슷해질 때, 살짝 다른 방향으로 르노 필랑트를 처음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국산 SUV랑은 결이 좀 다르다"는 점입니다. 요즘 국산 SUV들이 각을 세우고 존재감을 키우는 방향이라면, 필랑트는 낮고 넓은 차체 비율에 쿠페형 실루엣을 선택했습니다. 덩치는 준대형급이지만, 둔해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차분하고 날렵합니다.
후면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리어 와이퍼를 과감히 숨긴 설계, 범퍼 쪽에 자리 잡은 후진등까지 세세한 부분에서 "다르게 만들고 싶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전면의 로장주 로고 라이팅도 마찬가지입니다. 요란하다기보다는 은근히 시선을 끄는 타입입니다.
이 차가 흥미로운 건, 대중적인 디자인을 일부러 피했다는 점입니다. 모두에게 예쁠 필요는 없고, "저 차 뭐야?"라는 말 한 번 들으면 성공이라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필랑트는 가족용 SUV라기보다는, 취향형 SUV에 더 가깝습니다.

# 그래도 '르노라서' 괜찮을까?
여기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르노는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습니다. 판매량도 그렇고, 길에서 마주치는 빈도도 낮습니다. 주변에서 "르노 타본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랑트를 놓고 가장 먼저 드는 고민도 명확합니다. "차는 괜찮아 보이는데, 굳이 르노를?"
AS, 브랜드 신뢰도, 중고차 가격까지 생각하면 현기차가 훨씬 안정적인 선택인 것도 사실입니다. 필랑트가 이런 부분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차는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약점 때문에 오히려 이 차가 더 또렷해지는 지점도 있습니다. 다들 고르는 선택지에서 살짝 비켜서 있다는 점, 그래서 남들과 같은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필랑트의 진짜 매력은 실내에서 드러납니다. 대형 디스플레이 3장을 연결한 파노라마 구성은 이미 익숙한 구성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 차분합니다. 과하게 미래적이지도 않고, 버튼을 전부 없애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 나파 인조 가죽, 3존 독립 에어컨,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은 체급 대비 후한 편입니다. 상위 트림으로 올라가면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와 라운지 시트가 더해지는데, 이 조합은 장거리 주행에서 은근히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수치로 압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도심에서 조용히 전기 모드로 달리는 비율이 높고, 가속과 제동이 튀지 않습니다. "밟으면 잘 나간다"보다는 "계속 타기 편하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출퇴근과 주말 이동이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쪽이 현실적인 장점입니다.
주행 보조 시스템 역시 요즘 기준에서는 빠지는 게 없습니다. 차로 유지, 충돌 회피, 후석 승객 알림까지 전 트림 기본이라는 점은 고민을 줄여줍니다.
르노 필랑트는 아주 명확한 성격을 가진 차입니다. 가족 수가 많아 3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고, 브랜드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대신 이런 사람에게는 꽤 잘 맞습니다. 현기차를 몇 대 타봤고, 이번엔 조금 다른 차를 원한다. 너무 튀지는 않지만 흔한 차도 싫다. 성능 경쟁보다는 분위기와 승차감을 더 본다. 뭐 이런 조건에 걸리는 사람이라면 필랑트는 한 번쯤 고민해 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지금까지 ABC 타이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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