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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타이어 Life Story/ABC타이어 카드뉴스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못하는 미국과 유럽의 속사정

by ABC타이어 2026. 2. 18.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단순해 보였습니다. 2030년 또는 2035년이면 내연기관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도로 위는 전기차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 EU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강력한 로드맵을 제시했고,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앞세워 전기차 전환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에 호응하며 '완전 전동화'를 경쟁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한때 공격적인 전기차 전략을 내세웠던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비중을 다시 늘리고, 내연기관 퇴출 시점을 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전략 수정이 아니라, 전기차 전환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내연기관차 퇴출에 머뭇거리는 미국과 유럽의 속사정에 대해 ABC 타이어에서 전해드립니다!

 

 

 

#인프라 부족과 소비자 체감 비용, 전환의 첫 번째 걸림돌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편의성'과 '경제성'입니다. 그러나 두 요소 모두 아직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먼저 충전 인프라입니다. 대도시 중심의 급속 충전망은 빠르게 늘었지만, 교외·농촌 지역이나 공동주택 비중이 높은 도시 구조에서는 여전히 충전이 번거로운 일입니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미국 중부 지역이나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주유소처럼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다"는 단계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가격 문제도 큽니다. 배터리 원가가 내려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기차는 여전히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비쌉니다.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자마자 판매가 급감하는 현상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아직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정책 유도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중고차 가치 불확실성도 겹칩니다. 배터리 열화에 대한 우려, 교체 비용 부담 등으로 중고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초기 구매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전기차 확산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고 있습니다.

 

 

 

#산업 생태계 붕괴 공포와 정치 현실

내연기관 퇴출은 단순한 기술 전환이 아닙니다. 이는 수십 년간 구축된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변화입니다.

내연기관차 한 대에는 약 3만 개에 달하는 부품이 들어가지만, 전기차는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엔진·변속기·배기계 부품을 생산하던 수많은 협력사가 일감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벨트 지역에서는 "전기차 전환이 곧 일자리 축소"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도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포드와 GM은 전기차 투자 규모를 재조정하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고, 전동화에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던 도요타 역시 "전기차 일변도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의 병행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원 안보 문제도 큽니다.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에너지 주권을 중시하는 미국과 유럽 정책 당국에 큰 부담입니다. 내연기관을 성급히 폐지했다가 새로운 형태의 '자원 의존'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정치적 현실도 작용합니다. 자동차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노동자 표심은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노동조합과 지방 정부가 "전환 속도를 늦춰 달라"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원래 계획대로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유럽이 합성연료(이퓨얼)를 예외로 인정하며 내연기관의 숨통을 틔운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방향 맞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 미국과 유럽이 보여주는 '속도 조절'은 전기차 전환이 실패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방향은 여전히 전동화입니다. 다만 그 과정이 처음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준비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뿐입니다.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는 유지하되, 하이브리드라는 징검다리를 놓고, 합성연료 같은 보완책을 병행하는 흐름은 오히려 현실적인 선택에 가깝습니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작별 인사는 단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수만 개 부품 업체, 수백만 명의 노동자, 국가 에너지 전략이 얽힌 거대한 시스템입니다. 혁명은 구호로 시작할 수 있지만, 산업의 변화는 톱니바퀴 하나하나를 맞춰 가는 긴 진화의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지금 선택한 것은 '후퇴'가 아니라, 그 불편한 현실을 인정한 속도 조절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지금까지 ABC 타이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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