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을 하다 보면 "전기차로 갈아탈까?"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그 고민의 끝판왕이 등장했습니다. 슈퍼카의 대명사 페라리가 드디어 첫 순수 전기차를 공개했거든요. 이름도 멋집니다. '루체(Luce)'. 이탈리아어로 '빛'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시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바로 디자인 때문입니다. 페라리 순수 전기차 '루체'에 대한 이모저모를 ABC 타이어에서 알려드립니다!

# 페라리 전기차에서 애플의 향기가...
지난 5월 25일 페라리가 로마에서 첫 완전 전기차 루체를 공개했습니다. 베네데토 비냐 CEO는 200명이 넘는 기자들 앞에서 5년간의 작업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밝혔죠.
가장 놀라운 건 차의 성격입니다. 루체는 페라리 최초의 5인승이자 엔진이 없는 첫 모델, 그리고 가장 비싼 양산차입니다. 네 짝의 문이 달린 4도어 차량이라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날렵한 2인승 스포츠카와는 거리가 멀죠. 자녀를 둔 '부유한 가족'을 겨냥해 편안한 시트와 600리터 트렁크까지 갖췄습니다. 페라리가 가족용 차를 만들다니, 시대가 변하긴 했나 봅니다.
사실 루체의 디자인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페라리가 사내 디자인 스튜디오가 아니라 전 애플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Jony Ive)와 마크 뉴슨이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집단 '러브프롬(LoveFrom)'에 디자인을 맡겼거든요. 아이폰을 만든 그 손길이 페라리에 닿은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실내 분위기도 남다릅니다. 디스플레이의 애니메이션과 글씨체가 애플의 디자인 언어를 그대로 빌려온 듯하고, 스위치와 토글은 통금속으로 깎아 만들었습니다. 변속기가 없으니 가운데 튀어나온 부분, 즉 센터 터널도 사라져 뒷좌석에 다섯 번째 어른이 다리를 비틀지 않고 앉을 수 있다고 하네요.

# 성능은 역시 페라리, 그런데 가격이…
겉모습은 얌전해도 속은 영락없는 페라리입니다. 네 개의 바퀴에 각각 모터가 하나씩 달려 총 1036마력을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까지 2.5초 안에 도달합니다. 122kWh 배터리로 유럽 WLTP 기준 약 530km(329마일)를 달리고, 최고 출력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흥미로운 건 소리입니다. 인위적인 가짜 엔진음 대신 정밀 센서로 회전 부품의 진동을 잡아내 전자기타처럼 증폭하고 다듬어 들려주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전기차는 조용해서 심심하다'는 통념을 페라리답게 풀어낸 거죠.
다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 루체의 가격은 55만 유로, 약 64만 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돈으로 8억 원이 훌쩍 넘는 셈이죠.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비싼 양산 전기차로 거론되며, 연간 수백 대 정도만 생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주문은 이미 시작됐지만 실제 인도는 2027년 초로 예상돼 당장 도로에서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 '페라리답지 않다'… 디자인 혹평 쏟아진 이유
사실 이번 공개에서 가장 뜨거운 건 성능도 가격도 아닌 디자인 논란입니다. 새 차가 이렇게 즉각적이고 일사불란한 거부 반응을 부른 경우도 드물다는 평이 나올 정도죠. 비판의 핵심은 '전기차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기대하던 낮고 날렵한 페라리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엠블럼을 떼면 이게 페라리인지조차 알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표현도 꽤 신랄합니다. 일각에서는 루체를 두고 "플레이모빌 장난감 차", "고급 토스터기", "테무(Temu) 페라리"라며 조롱하기도 했죠. 시장도 차갑게 반응했습니다. 5월 25일 공개 직후 페라리 주가는 8.4% 하락했고, 투자자들의 우려와 SNS상의 반발이 동시에 터져 나왔습니다.

다만 모두가 등을 돌린 건 아닙니다. 디자인을 이끈 플라비오 만초니는 루체가 실수가 아니라 페라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분명히 밝혔고, 회사 측은 이미 상당한 주문이 들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평론가는 "다른 배지를 달았다면 객관적으로 매우 인상적인 차"라고 짚으면서, 논란의 본질은 디자인 자체보다 '페라리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의 변화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늘 감성과 본능으로 사랑받아온 브랜드가 이성적으로 '설명되는' 차를 내놓은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거죠.
호불호가 이렇게까지 갈리는 차도 오랜만입니다. 결국 루체에 대한 평가는 페라리가 그리는 전동화 시대의 방향성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달린 듯합니다. 지금까지 ABC 타이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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